서울 시내버스 파업, 준공영제 중단 가능성까지 나온 이유

서울시버스노동조합이 2026년 9월 16일 첫차부터 전면 파업을 예고했고, 서울시는 시내버스 준공영제를 원점에서 재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까지 내놨습니다. 파업의 직접적인 쟁점은 통상임금 산정 기준시간과 임금인상률이지만, 그 뒤에는 연말에 나올 통상임금 소송 결과와 최대 1조원대에 이르는 추가 부담 문제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당장 출근길 버스를 이용하는 시민이라면 16일 운행 차질에 대비해야 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준공영제와 통합환승 체계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점을 알아두는 것이 좋습니다.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일

서울시버스노조는 임금·단체협약 교섭이 최종 결렬될 경우 9월 16일 첫차부터 전면 파업에 들어가겠다고 예고했습니다. 노사는 9월 15일 서울지방노동위원회의 2차 조정을 앞두고 있어, 이 조정에서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16일 파업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큽니다. 서울시버스운송사업조합 집계에 따르면 서울에서는 하루 약 7,000대의 시내버스가 운행되고 일평균 이용객이 379만 명을 넘기 때문에, 파업 시 출퇴근 시간대 혼잡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번이 올해 두 번째 파업입니다. 노조는 앞선 임단협 교섭 결렬로 2026년 1월 13~14일에도 이틀간 파업한 바 있습니다.

핵심 쟁점: 통상임금 ‘기준시간’을 둘러싼 다툼

가장 큰 쟁점은 통상임금을 계산할 때 쓰는 ‘기준시간’입니다. 기준시간은 월 단위로 지급되는 임금을 시간당 얼마로 환산할지 계산하는 지표인데, 이 시간이 짧을수록 시간급이 올라가고 그에 연동된 각종 수당도 늘어납니다.

구분 노조 요구 사측(버스조합) 제안
기준시간 월 176시간 적용 월 209시간 기준
임금인상률 시급 7.85% 인상 10.32% 인상
소급 여부 대법 판결 근거로 미지급분 소급 지급 관련 소송 확정 후 차액 정산

인상률만 보면 사측 제안(10.32%)이 노조 요구(7.85%)보다 높아 보이지만, 실제 임금 규모를 결정하는 것은 기준시간입니다. 노조는 기준시간 176시간을 관철하려 하고, 사측은 209시간을 유지하면서 소송 결과에 따라 차액을 정산하자는 입장이어서 접점을 찾기 어려운 구조입니다.

왜 ‘연봉 8500만원’과 ‘5400억원’이라는 숫자가 나왔나

사측을 대표하는 서울시버스운송사업조합은 노조 요구를 모두 수용할 경우 근속 22년 이상인 최고 9호봉 기사의 연봉이 약 8,500만원까지 오른다고 밝혔습니다. 또 노조 요구를 전부 반영하면 연간 추가 부담이 약 5,394억원에 달한다고 주장합니다. 이는 시급 7.85% 인상에 따른 약 1,175억원, 기준시간 176시간 적용 등에 따른 약 2,776억원 등을 합산한 수치입니다.

이 숫자들은 사측이 제시한 추산치이며, 노조 측은 기준시간 176시간이 이미 대법원 판결(동아운수 사건)로 확정된 사안이라고 반박하고 있습니다. 즉 같은 사안을 두고 ‘지급 여부를 협상해야 할 문제’로 보는 사측과 ‘이미 확정된 체불임금 지급 문제’로 보는 노조의 시각이 정면으로 부딪히고 있습니다.

실제 관건은 연말에 나올 통상임금 소송

이번 임금 협상 자체보다 더 큰 변수는 별도로 진행 중인 통상임금 소송입니다. 서울 64개 버스회사 근로자 약 1만 7,000명이 각자 소속 회사를 상대로 낸 소송으로, 서울서부지법을 비롯한 여러 법원에서 진행되고 있습니다.

2024년 12월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으로 인정하면서 큰 방향은 정해졌지만, 아직 두 가지 쟁점이 남아 있습니다.

  • 2023~2024년 임금까지 새 법리를 소급 적용할 것인지
  • 통상임금을 시간급으로 환산할 때 기준시간을 176시간으로 볼지, 209시간 또는 230시간으로 볼지

기준시간에 대한 법원 판단은 아직 통일되지 않았습니다. 서울 동아운수 소송 2심은 176시간을 인정했지만, 부산 사건 2심(2026년 7월)과 창원지법 마산지원은 230시간을 인정하는 등 지역마다 결론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서울서부지법에서는 선진운수 등 10개 회사 근로자 소송에 대한 첫 1심 판결이 나올 예정이었고, 전체 소송 결과는 연말께 정리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 소송이 준공영제로 이어지는 구조

만약 법원이 노조 주장(기준시간 176시간 + 2023~2024년 소급)을 폭넓게 받아들이면 버스회사들이 부담해야 할 금액은 약 1조원대로 추산됩니다. 반대로 사측 주장(기준시간 230시간 + 소급 제한)이 인정되면 약 5,266억원 수준으로, 두 시나리오 간 차액이 약 4,950억원에 이릅니다.

문제는 이 부담이 결국 서울시 재정으로 넘어가는 구조라는 점입니다. 서울 시내버스는 2004년부터 준공영제로 운영되고 있는데, 민간회사가 운행을 맡고 요금 수입이 표준운송원가에 못 미치면 서울시가 차액을 메워주는 방식입니다. 재정지원금은 2024년 약 4,000억원, 2025년 약 4,575억원 규모였습니다. 여기에 통상임금 소송에 따른 추가 부담까지 얹히면 서울시가 감당하기 어렵다는 것이 준공영제 재검토론의 배경입니다.

거론되는 대안들

전문가와 이해관계자들이 제시하는 방향은 서로 다릅니다. 어느 쪽도 확정된 정책이 아니라 현재 논의 단계라는 점을 감안해서 볼 필요가 있습니다.

  • 사전정산 방식 전환: 적자를 사후에 메워주는 현행 방식을 사전정산으로 바꿔 회사와 근로자의 비용 책임을 강화하자는 안. 서울시는 2024년 이 방침을 밝힌 바 있습니다.
  • 계약형 준공영제: 비용단가를 기준으로 계약을 맺고 사업자와 노조가 함께 비용 절감 방안을 찾는 해외식 모델.
  • 완전공영제: 노조 등 일부에서 주장하는 방식으로, 지자체가 운영을 직접 맡는 형태.
  • 요금 물가연동제·필수공익사업장 지정·자율주행 도입 가속화 등도 함께 거론됩니다.

시민 입장에서 지금 확인할 점

당장 버스를 이용하는 시민이라면 다음을 챙겨두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 9월 15일 2차 조정 결과에 따라 16일 파업 여부가 결정되므로, 15일 저녁~16일 새벽 뉴스와 서울시 교통 공지를 확인합니다.
  • 파업 시 지하철 증편, 무료·단축 셔틀 등 비상수송대책이 가동되므로 서울시 교통정보 채널(TOPIS 등)에서 대체 노선을 미리 파악합니다.
  • 출퇴근·통학 시간대 혼잡에 대비해 이동 시간을 여유 있게 잡고, 가능하면 지하철·광역버스 등 대체 경로를 준비합니다.

준공영제 재검토는 당장 올해 시행되는 사안이 아니라 중장기적으로 거론되는 방향이므로, 지금 시점에서 요금이나 노선이 즉시 바뀐다고 단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향후 요금 체계와 서비스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사안인 만큼 경과를 지켜볼 가치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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